초파일과 연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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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자유 작성일2006.04.30 조회1,971회 댓글0건본문
초파일과 연등
宗心 朴爀鍾
씨줄로 하여
흙과 물로 이겨지고 빚어지고
바람과 빛의 쪼임과 마름으로
꽃이 피어 봄이 온 것처럼
본래의 무늬로 ‘나’ 왔습니다.
작은 자연으로 말입니다.
붉은 낙조가 뿌린 흔적
인과 업에 밀리어 공간속으로
쉼 없는 억겁을 손에 거머쥐고
직선이 아닌 도래샘처럼
아무것도 갖고 오지 않은 채로
살다보니 이것저것 내 ‘몫’
얽혀져 고통인줄 모른 채로
일파만파 적잖이 마음에 담으니
형상으로 빚어진 세상의 덫
우리 속에 갇혀버렸습니다.
무명에서 취해진 달콤한 꿀이
지독한 집착을 만들어 내어
찰나의 순간에 속고 말았습니다.
어제 내일 그리고 지금
부질없는 생각
강물은 흐르고
억만년이 또 갔는데
나는 누구인가
내가 누구인지를
스스로 물어보니 ‘없다’라고
그놈의 집착은
동구 밖 백리에 버리고 와도
어느새 나 따라 금 새 붙으니
한마음 딱히 비울 길 없습니다.
무소유의 자유
내 마음에 핀 연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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