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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파일과 연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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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자유 작성일2006.04.30 조회1,97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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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파일과 연등

宗心 朴爀鍾


씨줄로 하여

흙과 물로 이겨지고 빚어지고

바람과 빛의 쪼임과 마름으로

꽃이 피어 봄이 온 것처럼

본래의 무늬로 ‘나’ 왔습니다.

작은 자연으로 말입니다.


붉은 낙조가 뿌린 흔적

인과 업에 밀리어 공간속으로

쉼 없는 억겁을 손에 거머쥐고

직선이 아닌 도래샘처럼

아무것도 갖고 오지 않은 채로


살다보니 이것저것 내 ‘몫’

얽혀져 고통인줄 모른 채로

일파만파 적잖이 마음에 담으니

형상으로 빚어진 세상의 덫

우리 속에 갇혀버렸습니다.


무명에서 취해진 달콤한 꿀이

지독한 집착을 만들어 내어

찰나의 순간에 속고 말았습니다.


어제 내일 그리고 지금

부질없는 생각

강물은 흐르고

억만년이 또 갔는데

나는 누구인가

내가 누구인지를

스스로 물어보니 ‘없다’라고


그놈의 집착은

동구 밖 백리에 버리고 와도

어느새 나 따라 금 새 붙으니

한마음 딱히 비울 길 없습니다.

무소유의 자유

내 마음에 핀 연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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