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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년 일터로 늘어난 마이너스 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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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유재학 작성일2005.03.09 조회1,46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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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년 일터로 늘어난 마이너스 통장.!!!!

십여 년의 세월을 몇 장의 종이의 담으려 하니 페이지가 너무 적은 듯싶다. 95년 7월 1일부터 근무한 이래 2005년의 오기까지 11년의 세월은 짧지 않은 세월 같은데 왜 이리 잠깐인 듯 느껴지는 것일까! "자기 자리에서 일하는 동안만큼은 최선을 다하자"했던 신조 탓인가? 아니면 세월이 유수인 탓인가? 그동안 많은 것이 바뀌었다.

회사명도 대성엔지니어링에서 출발 서너 번이 바뀌면서 "인화"라고 하는 회사명으로 11년의 회사생활을 본의 아니게 직장 폐쇠라는 이름으로 마무리 해야만 했다. 그러나 바뀌지 않은 게 있다. 일했던 근무지는 한 곳 뿐인데 왜 이리 회사명을 바꾸느냐 했던 질문에 직장 상사의 답변이 언뜻 생각이 난다. 같은 회사이름으로 수년이 지나면 “세금관계가 오른다” 하는 이유였다.

보너스 800퍼센트 , 월말 성과급, 중간 중간 지급하는 십 만원권, 선물권 등등 원청회사와 다를 바 없었던 복지 조건이 회사사정 운운하면서 잘 나가던 회사가 임금을 손대기 시작했다. 98년 외환 금융위기 맞으면서 회사는 800퍼센트 상여금에서 600퍼센트를 삭감. 200퍼센트의 보너스를 지급했고 각종 성과급을 제외하기 시작했다. 98년 외환위기를 맞고부터는 95년 첫 입사 시 받았던 연봉도 못 미치게 월급을 받아야만 했다.

98년은 외환위기라며 사원 모두가 회사를 위해 공감했던 부분이지만 원청회사는 얼마가지 않아 모든 조건이 복원됐지만 우리 회사 만큼은 한 동안 변동이 없었다. 많은 날이 지나고 보너스는 본래 받던 800퍼센트가 아닌 500퍼센트에 그치며 2004년 12월까지 이어왔다. 매달 받는 월급 또한 97년 이후 변동이 없었다. 한 회사를 십여 년 근무하며 직업의식, 일의 보람 운운하기엔 너무나도 적은 월급이었다. 한 달이면 정해져 있는 200여 시간 잔업(OT)을 해야만 월 140~ 150만원 정도다.

나와 같은 경우는 좋은 조건이지만 같은 일터에서 내 파트 동료는 월 120~130만원이다. 이 또한 년 500퍼센트 받는 금액이 12분의 1로 나눠서 보너스가 포함된 금액이니 한탄할 일이 아닌가 말이다. 2002년 이후 회사 경기는 많이 살아난 듯 싶다. 그러나 97년 이후 7~8년을 거꾸로 거슬러 올라간 월급 때문인지 직장 동료 서로가 보증을 서가며 조흥은행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어야만 했다. 개인으로선 마이너스 통장 하나 만들 수 없는 조건이라고 은행 관계자가 말하며 타인의 보증을 요구 했다.

2004년 도급사장은 원청에서 임금 인상이 없으니 우리회사 사원 많은 인원이 최저 임금에 걸린다며 월급 명세서에 있는 기본급 명목 가운데 보너스 금액을 삽입했고 법적인 저촉은 막아 보자며 두 세 차례 지하2층 복도에서 회사원 전체를 모아놓고 얘기를 어어 갔다. 원청에서 월급을 올려주는 대로 기본급 명목에서 보너스 급액을 빼기로 하겠다고 말이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기본급 10여만을 올려도 시원치 않을 판에 최저임금 법적 저촉을 막기 위해 이러한 편법을 사용하려니 말이다. 임금을 운운하려면 참으로 많은 페이지가 소요 될 듯 싶다. 작업조건을 운운하려면 더더욱 많은 페이지가 소요될 듯 싶다. 2004년 10월 많은 작업자가 이를 공감한 나머지 노동자로서 마지막 목소리를 내고 싶었다.

나뿐만 아닌 원청회사에 속해 있는 많은 도급업체 노동자가 더하면 더했지 똑같이 열악한 조건에서 일한 나머지 10월 22일 노동조합을 구성하기에 이르렀다. 처음 노동조합 지회가 임시로 모이는 근로복지관 2층 건물이 기억에 남는다. 작지 않은 공간이지만 발 디딜 틈 없이 빽빽이 들어차 있는 여러 회사의 동료들 모습이 생각난다.

지금은 원청회사의 갖가지 회유로 몇몇 회사 동료들은 부끄럼을 감수하고 내가 일하던 일터에서 명맥을 이어가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많은 동료가 아닌 많은 동지가 남아있다. 그동안 많은 것을 잃었지만 얻은 것 또한 있다. 십여 년을 일하며 나의 청춘을 잃었지만 지금에 뜻을 같이하는 동지들을 얻었고, 98년 이후 노동한 대가만큼을 받지 못한 임금을 잃었지만 노동자의 땀의 결실은 진실하다는 진실을 얻었다.

십 여 년의 세월이 지나면서 내게도 소중한 아이들 둘이 자리하고 있다. 둘째 막내는 며칠 전 가경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을 했다. 아빠가 정상적인 회사생활을 했더라면 오늘과 같은 가슴 저리는 입학식을 맞이하지 않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지워지지 않는다. 원청의 그림자에 가려진 한 많은 도급업체 노동자들의 삶을 대변하고자 직장을 옮기고 싶지 않다. 끈질긴 몸부림을 통해 서러운 하청 노동자들의 땀의 진실을 밝히고 우리의 권리를 되찾고 싶다.

투쟁을 이어가며 ……….

[하이닉스 매그나칩 사내하청지회 조합원 글]

▣ 일터 되찾기” 청주시민 촛불 문화제 행사 ▣

◈ 주최 : 하이닉스& 매그나칩 시민단체 공대위
◈ 일시 : 매주 금요일 19:00~20:30
◈ 장소 : 청주시 성안길(청주백화점뒤) 철당간에서
◈ 문의 : 043-236-5077 사무장 (임헌진) : 011-1786-7766

하이닉스,매그나칩 사내하청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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